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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충취재
<집중>성폭력 사건 축소·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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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내 한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 학생간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 보호와 사건 규명을 해야 할 학교와 학교폭력대책위는 오히려, 가해 학생에 대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터]
고등학교 3학년 A양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같은 학교 동급생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습니다.

A양은 이 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비춰질까 두려워, 학교에는 피해 사실을 알리지도 못했습니다.



"저희는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고, 지금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티는지 기억조차 안나요. 3개월이 어떻게 보면 30년 같은 거예요"

가까스로 용기를 낸 A양은 사건 발생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조사가 시작됐고, 학생폭력자치대책위원회도 열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가 됐습니다.

A양의 부모는 상담교사를 여교사로 바꿔달라는 요청은 묵살됐고, /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게만 관대하게 진행됐다고 하소연합니다.

피해 학부모로부터 받은 학폭위 회의록에 따르면,/

/강제추행은 남학생의 호기심에서 비롯됐고,

사건이 발생하게끔 여지를 준 사람, 다시말해 피해학생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의견도 나왔습니다./

/성폭력 수위가 비슷하더라도 학교의 특수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A양의 부모는 피해자 보호보다 학교측이 명문대 진학 등을 고려해 가해 학생을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다시피 처음부터 벌 줄 생각이 없잖아요. 사회봉사도 가해자한테 맞춰서, 시간을 맞춰서, 대학에 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며칠동안 받고 갈 수 있는지‥"

해당 학교에서는 남학생의 여학생 기숙사 침입과 샤워실 몰래 카메라 촬영 사건도 함께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이 불특정 다수라는 이유로 학교측은 피해자가 없다는 결론을 서둘러 내리기도 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들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일자, 그제서야 학교는 사건이 알려진 지 20여일 만에 피해자를 특정해 학폭위 절차를 밟았습니다.



"저희 학교는 수시다보니까(수시로 많이 대학을 가다보니까)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서 교장·교감 선생님을 비롯해서 거역할 수가 없어요"

학교 측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원칙에 따라 학폭위의 결론을 내렸으며, 학폭위 재심 결과나 경찰 수사 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는 원칙에 의해서 가급적으로 가려고 노력하는 부분이고, 실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공적인 입장에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그걸 은폐하거나 축소해서 저희 학교나 공적인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브릿지▶
"경찰은 학교 측 조치와 별도로, 가해 학생 등을 강제추행과 성폭력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G1뉴스 이청초입니다.
이청초 기자 cclee@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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