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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강원> 피난민의 눈물을 품은 속초 동명동 성당

 

속초의 숨은 일출 명소 

채석장 돌과 철도로 세운 기적의 성전

오갈 데 없던 피난민들의 안식처

 

속초 동명동의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순백의 감성적 건물이 있다. 바로 속초 동명동 성당이다.

외지인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장소인데, 속초 주민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일출 명소.

성당 마당으로 들어서면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최근 아름다운 풍광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붉게 타오르는 아침 해가 순백의 외벽을 비추면 장관을 자아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이 낭만적인 건축물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6·25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가 짙게 배어 있다.

 

동명동 성당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210월 건립 인가를 받아, 정전협정 체결 직후인 195310월에 완공됐다.

당시 극심한 물자난 속에서 미군과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을 수 있었는데, 그 과정도 눈물겨웠다. 인근 영금정 채석장의 돌을 직접 캐 외벽을 쌓아 올렸고, 동해북부선 철도의 버려진 철길을 가져다 철근 대신 사용했다고 한다.

 

속초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축물로서의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312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동명동 성당은 척박한 전장에서 희망을 상징하는 보금자리였다. 끝을 알 수 없었던 전쟁 속에서 봇짐 하나에 의지해 남방 한계선을 넘어온 수많은 피난민과 실향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당시 성당은 밀가루와 의류, 의약품, 분유 등을 구호물자로 확보해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힘이 돼 주었다. 전쟁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삶의 의지를 북돋아 주었던 의지처였던 곳이었다.

최북단에 위치한 성당의 특성상 지금도 실향민 신자들이 적지 않게 남아 있으며, 성당이 품고 있는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는 오늘날까지도 울림을 주고 있다.

 

속초 동명동 성당은 누구나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하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동시에 언덕 위에서 바다를 굽어보는 이 하얀 성당의 발자취를 헤아려 본다면 그 풍경은 사뭇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자료 도움: 속초시, 강원관광재단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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