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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강원> 철원 한탄강이 선사하는 '시간의 길'과 '물위의 명상'

 

한탄강이 빚은 두 개의 예술

주상절리길, 철원의 대표 트레킹 명소

물윗길, 겨울 한정 부교 코스

 

철원 한탄강이 두 가지 보석 같은 트레킹 코스를 열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하나는 아찔한 절벽을 따라 걷는 '주상절리길'(잔도)이며, 다른 하나는 강물 위를 떠가는 듯한 '물윗길'(부교)이다. 이곳에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의 웅장하고 고요한 비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다.

 

"발걸음이 시간의 무게를 느끼다" - 한탄강 주상절리길

총 연장 3.6km, 1.5m의 잔도로 조성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순담계곡에서 출발해 한탄강 협곡을 따라 이어진다. 이 길은 수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생성된 현무암 절벽과 주상절리의 기둥들을 바로 옆에서 마주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절벽 아래로 시선을 내리면 강물이 유리처럼 투명하게 비치고, 멀리서 새들이 낮게 날아가는 고요한 풍경이 펼쳐진다. 화려함 대신 묵직한 아름다움이 특징인 이곳은, 천천히 걸을수록 바위의 결, 물의 흐름, 햇살의 각도 등 세밀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탐방객들은 이 길을 '시간의 길', '느낌 있는 길'이라 부른다. 단순히 산책을 넘어 수만 년의 지질학적 흔적 위를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발걸음은 깊은 사색으로 이어진다. 절벽의 위용과 강의 고요함이 공존하는 주상절리길은 철원의 대표 트레킹 명소로 손꼽힌다.


"물 위를 걷는 명상" - 겨울 한정 물윗길 부교 코스

한탄강은 겨울이 되면 또 하나의 특별한 길을 허락한다. 바로 물윗길이다. 매년 10월경 개장하여 이듬해 3월까지 운영되는 이 코스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주상절리 경관을 물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제공한다.

태봉대교에서 순담계곡을 지나 직탕폭포까지 이어지는 이 부교(浮橋)는 마치 강 위에 떠 있는 듯한 구조로,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2017년부터 전 구간이 확대 운영된 이후, 매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철원 겨울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물윗길을 걷는 동안, 한탄강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초겨울의 잔잔한 물결, 한겨울의 얼음과 고요한 빛 등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부교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와 바람 소리가 어우러질 때, 걷는 행위는 고요한 '명상'처럼 느껴진다. 고석정의 웅장한 절벽, 순담계곡의 맑은 수면, 직탕폭포의 하얀 물보라가 이어지는 이 길은 철원 자연의 다층적인 매력을 한 번에 담고 있다.



한탄강이 만든 두 개의 예술

주상절리길과 물윗길은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한탄강을 조망하지만, '한탄강'이라는 하나의 자연이 빚어낸 예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절벽을 따라 걷든, 물 위를 따라 걷든, 이 길 위에서 여행자들은 걸음을 멈추고 계곡과 절벽, 바람과 물이 만들어내는 고요하고 묵직한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철원의 겨울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차분함 속에서 묵직한 정취가 피어난다.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물윗길은 바로 그 철원의 겨울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찬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정취와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이 길 위에서, 여행자들은 오늘의 자신을 천천히 되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자료 도움: 철원군강원관광재단)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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