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심리적 거리' 멀어.."갈때마다 도로 정체"
"철도 예매도 힘들어"
교통 인프라 구축으로 심리적 거리 줄여야
고속도로와 KTX 등 교통 인프라의 발달은 단순히 이동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를 단축시키며 도시와 지역의 이미지, 나아가 관광과 지역 발전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2008년 발표한 「고속도로망 구축의 심리적 국토종단 거리 단축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고속도로로 연결된 도시는 실제 지도상의 거리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편리성이 체감되면서 ‘가까운 도시’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철도에서도 확인된다. 2020년 한국철도학회 논문집에 실린 연구(이제용 외)는 KTX 강릉선 개통 이후, 강릉이 ‘멀리 있는 도시’에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소요 시간이 줄었을 뿐 아니라,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 것이다.
관광객의 선택에서도 ‘거리의 체감’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2009, 이익수 외)에 실린 연구는 관광객이 인식하는 거리감이 관광지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용자의 경험(User Experience)이 심리적 거리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고속도로를 달려본 경험, KTX를 타고 여행해 본 기억은 물리적 거리를 넘어선 ‘가까움’을 만들어내고, 이는 다시 지역 방문 의지와 관광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도로 이용자들이 강원도를 실제 거리보다 ‘멀게’ 느끼는 주요 원인은 교통 혼잡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과 성수기 여가 통행이 집중되면서 도로 정체가 심화되고, 이로 인해 평일 대비 훨씬 많은 통행 시간이 소요되며, 방문객들은 이동 과정에서 불편함을 크게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불편 경험은 강원도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심리적 거리감’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도 이용의 경우, 강원도 방문객은 주말 여가 통행을 주로 하는데,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예매의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거나 선호하지 않는 날짜 또는 시간으로 변경하고, 목적지도 이동이 용이한 곳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
(자료 도움: 강원연구원 (장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