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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강원>화천 백암산 케이블카 “북한 임남댐과 금강산을 보다”

 

전쟁의 고지에서 평화의 전망대로

민통선 너머의 풍경 조망..북한 금강산댐은 약 17거리

시야 좋을 때 금강산도 보여

 

 

화천 백암산(白巖山)은 해발 1,178m 중동부 전선의 최고(最高) 고지였고, 6·25전쟁의 마지막 전투 중 하나였던 금성전투가 벌어졌던 장소다. 때문에 이 땅은 전쟁의 상흔과 함께 다양한 생명의 보금자리를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그 역사의 무게를 품은 백암산에 케이블카가 놓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환경영향평가와 군사시설 협의, 민통선 통과 문제 등 수많은 난관을 거쳐 지난 2014년 착공되었고, 202210월 본격적으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가는 길은 간단치는 않다. 화천 체육관 앞 매표소에서 집결해 셔틀버스에 오르면, 민통선을 넘고, 군 검문소를 지난다. 이 때 승객들은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는다. 접경지대 특유의 적막함, 그리고 그 적막이 주는 긴장감이 뒤섞인 풍경이 길가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하부승강장에서 케이블카 문이 닫히면, 지상의 모든 소음이 멀어지고 공중으로 떠오른다. 2.12km를 왕복하며 케이블카는 초속 약 5m 속도로 천천히 산허리를 타고 오른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거칠게 드러난 암벽, 녹음이 무성한 숲이다. 그리고 때로는 숲 사이를 뛰노는 산양과 사향노루 같은 야생동물들도 볼 수 있다.

 

정상 전망대에 다다르면, 시야는 탁 트인다. 남쪽에는 평화의 댐과 안동철교가, 북쪽에는 금강산댐으로 알려진 임남댐과 멀리 금강산이 눈에 들어온다. 금강산댐은 약 16.69거리에 있다고 하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53km 떨어진 금강산까지도 희미한 자태를 드러낸다.


백암산 케이블카 주변 자연은 4계절 각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가을이면 단풍이 산허리를 붉고 노랗게 물들이고, 겨울이면 눈이 산을 덮어 온 세상이 고요 속에 잠긴다. 봄과 여름에는 숲이 짙은 녹음으로 숨쉬며, 습지와 계곡, 흐르는 물소리가 조용히 귓가를 채운다. 특히 양의대 하천습지와 같은 DMZ 인접 생태지역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어, 마음의 치유도 가능하다.

 

케이블카 주변은 단지 조망 하나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화천군이 추진한 평화생태특구 조성 사업에 따라, 파로호 유람선(평화누리호), 생태관찰학습원, 생태습지, 안보전시관 등이 연결되어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역사와 평화, 생태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을 만들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의대습지는 금강산댐과 평화의댐의 물길 변화로 만들어진 습지로, 다양한 조류와 식생이 자생하고 있다. 접경 지역 특성상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자연환경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되었다.


백암산 케이블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분단의 경계 위에 놓인, 과거의 상처와 미래의 희망이 공존하는 장소이다. 자연의 소리와 경치의 장엄함, 그리고 마음 한켠 울리는 역사적 자각이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 이용 안내:

사전 예약 및 민통선 출입 신청: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예약이 필수. 신분증 지참, 신분 확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함. 기상 또는 군사 사정으로 운영이 취소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확인 필요.

요금 체계: 기본 요금은 대인 19,000, 소인 14,000. 단체, 지역 주민, 국가유공자, 고령자 등 우대 대상자에게는 할인 혜택이 있고, 접경지역 주민에게도 우대가 적용.

운영 시간 및 인원 제한: 하루 입장객 수가 제한되어 있고, 특히 성수기에는 예약이 금방 마감. 평일과 주말 운행 횟수가 다르며, 기상 악화 시 운영이 중단될 수 있음.

소요 시간: 셔틀버스 이동, 케이블카 탑승, 전망대 체험 및 왕복 모두 포함해 약 3시간 정도 소요.


(자료 도움화천군강원관광재단)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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