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강원의 산촌음식> ② 메밀, 산촌의 구황작물

 메밀은 싹에서 껍질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작물입니다.


 여린 싹은 솎아서 나물로 먹고 수확 후 메밀 줄기는 소나 말의 먹이로 사용되며 낱알은 곡물이 되고 껍질은 베개의 속으로 채웠습니다. 


 탈곡한 메밀은 껍질을 벗기고 멧돌질과 체질을 반복하여 온전한 것, 부서진 싸래기쌀, 분리된 씨눈인 나깨 등으로 분리되어 사용됩니다.


 온전한 메밀은 밥과 죽으로 사용되고 부서진 낱알은 가루음식으로 사용하며 나깨는 범벅으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 쓰임새도 일상음식과 별미음식, 의례음식, 치료음식 등 다양했습니다.


 메밀을 이용해 만들어진 음식 중 강원도의 대표 먹거리는 단연 막국수일 겁니다.


 막국수란 ‘금방, 바로 뽑은 국수’라는 뜻으로 막국수 하면 으레 춘천이 떠 오르지만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막국수 역시 강원도 대표 향토음식입니다.


 ‘옛날 막국수’라고 불리는 원조 막국수의 형태는 삶은 메밀면 위에 토종 갓김치 또는 간장 양념장이 전부인데, 비빔양념장에 비비거나 육수를 부어 먹는 현재 춘천의 명물로 자리한 막국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양양과 속초, 고성 등지에선 동치미 맛으로 먹는 막국수가 흔합니다.


 이곳은 한국전쟁 이전에 38선 이북지역이었고 전쟁 후에는 피난민들이 많이 내려와 정착하다 보니 여전히 옛 맛 그대로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막국수는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도 다릅니다.


 춘천과 인근의 홍천.양구에서는 막국수라고 하고, 양양 등 영동지방에서는 메밀국수로 부릅니다. 평창에서도 메밀국수라고도 합니다.


 막국수 육수도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데 ‘양양식’은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고, ‘춘천식’은 돼지 뼈를 우려낸 육수를 사용합니다.



 메밀의 고장 평창 막국수는 과일을 이용해서 국물을 만들기에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합니다.

  

 산촌음식은 ‘소박하다’ 또는 ‘먹음직스럽다’라고 얘기합니다.


 강원도 산골에서 만들어 먹던 채만두는 고기 한점 들어가지 않지만 현재까지도 전수되고 별미 음식으로 찾는 찾는 이가 있음은 추억의 맛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채만두는 정선, 평창 등의 지역에서 밀 대신 얻을 수 있는 메밀가루 또는 감자 가루를 이용해 만두피를 만들고 묵혀 두었던 갓김치라고 하는 수금에 절인 갓을 소로 넣어 만든 만두로 일컬어집니다.


 메밀가루는 익반죽하고 소금에 절인 갓김치는 찬물에 담가 짠 소금기를 뺀 후 들기름과 몇 가지 양념을 더해 만두소로 만듭니다. 


 메밀 만두피에 소를 넉넉히 넣어 만두를 빚고 찜통에 찌거나 끓는 물에 삶은 후 다시 찬물에 식혀 먹습니다.


 차게 먹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이 고기는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두 빚는 솜씨에 따라 그 모양새는 다른 만두와 비슷하지만 검은 빛깔의 만두피에 반을 잘라 보아도 절여진 갓의 빛깔이 화려할 리 없어 손이 자주 가는 먹음직스럽고 보기 좋은 음식이라고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채만두는 향토음식에서 별미 음식 중 하나이며 더욱이 산촌에서는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귀한 식재료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한 번씩 그 맛이 생각나는 이유는 아마도 구수한 메밀 향에 알싸한 갓의 묵은지의 맛이 더해지고 고소한 들기름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자료도움: 강원학연구센터)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Copyright ⓒ G1방송.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