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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원의 ‘고갯길’을 가다> ⑪ 광치령, 군인도 절레절레했던 '험한 고개'

 광치령은 31번 국도, 인제 원통에서 양구로 넘어가는 중간에 위치합니다.


 옛길은 ‘사고가 잦은 지역’으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해발 660미터 지점에 터널이 뚫려 있어서 상황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지금은 터널이 뚫려서 수월하게 통행할 수 있지만, 예전 양구와 인제 쪽에서 군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만큼 험한 고갯길이었습니다.


 이 고갯길에는 군인이 훈련하다가 구르거나 군용트럭이 굴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광치령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대동여지도’에는 ‘광치’라고만 표기돼 있고 상당히 높은 고개로 묘사돼 있습니다.


 ‘1918년 조선지형도’에는 ‘광치령’, ‘광치동’이라는 지명이 수록돼 있습니다.


 이곳은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연애골, 웃광치, 아랫광치를 통합하여 ‘가오작리’가 됐습니다.


 인제지역에서는 ‘가음령’ 또는 ‘개흉령’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옛 ‘광치령’ 길은 오솔길에 불과했습니다.


 현재의 31번 국도는 한국전쟁 직전에 김일성의 특별 명령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양구, 화천, 인제 사람들을 동원해서 단 2주일 만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양구에서 인제로 넘어가기 위해서 이 고개가 반드시 필요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양구지역은 북한 땅이었습니다.


 그만큼 명령만 내리면 목표를 이룰 수 있던 시기였습니다.


 ‘조선’시대의 광치는 양구 사람들이 인제를 거쳐 동해로 가는 교통로로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고갯길이었습니다.



 그런데 확장된 비포장 도로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이념의 고갯길이고, 현재의 광치터널은 산업화라는 미명하에 만들어진 새로운 길입니다.


 광치터널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양구 남면 방향으로 가다 보면 동면 가오작리와 남면 야촌리의 경계 지점에 조그만 능선이 나옵니다.


 그 능선 절벽 밑에 소(沼)가 하나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용소’(龍沼) 또는 ‘몰구지’(沒龜池)라고 부릅니다. 



 양구군 지명 유래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이 연못은 넓고 깊었으며 주변에는 숲이 무성했다. 옆에는 서천물이 흐르는데 두 번 휘감아 도는 지점인 데다 2개의 다리가 놓여 있어 ‘두물나드리’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 용소 주변은 숲이 너무 우거져 낮에도 음침해서 가까이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이후 한국전쟁이 끝나고 도로가 나면서 그 자취를 감추었고, 용하리 마을 이름도 ‘용소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용하리’라고 불렀습니다. 


 광치령 인근의 광치 계곡은 남면 가오작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양구 8경 중 제 4경인 광치계곡은 수려한 산세를 지닌 대암산 깊은 계곡으로 이어져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


 현재 양구군청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시설이 조성돼 있습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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