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고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집에서 먹는 음식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사실 원주가 지역을 대표하는 식재료가 많지 않고 요리에 지역색을 담은 것도 아닌 점을 감안하면 ‘동승루’가 왜 인기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동승루’를 찾아 간판을 본 뒤에도 특별함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단지 간판에 군만두 사진이 있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특별함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다른 중국집과는 달리, 메뉴판을 보면 만두 메뉴가 메인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식당 내부 곳곳에 만두 메뉴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 곳에선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메뉴 구성이 특이합니다.
만두는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지략가인 제갈공명의 남만 정벌 관련 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로 인해 만두는 중국에서도 변방인 남만인들의 음식에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더없이 유명한 음식이 됐습니다.
원래 중국에서 만두는 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찐 떡 형태의 음식이었습니다.
우리식으로 소를 넣은 것은 교자라고 불립니다.
그 소에는 고기와 각종 채소가 들어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만두는 사치스러운 음식이 아닙니다.
종류가 다양한 만두가 생겼고, 여러 프랜차이즈 점이 생길 정도로 보편화됐습니다.
그럼에도 ‘동승루’의 만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만두의 특별함 하나로 ‘동승루’는 이미 원주의 유명한 음식점이 됐습니다.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만두지만 한입 베어 문 순간 ‘아 이런 만두가 있었나, 지금까지 내가 먹은 만두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적당히 기름을 머금고 있으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바삭한 만두피와 부추가 듬뿍 들어간 만두소는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입니다.
또 하나의 시그니처 음식인 ‘완탕’은 여느 중화요리집이나 만두 전문점에서 볼 수 없는 맛입니다.
야들야들 보들보들한 완자피 사이로 완탕의 국물이 촉촉하게 스며들어 그 속과 만나 한데 어우러져 터지면 그 풍미가 입안에 한가득 퍼지게 됩니다.
4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한 진소리 사장에게 비결을 물으면 의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바로 ‘손님!’이라고 답을 합니다.
일상처럼 찾아오는 손님들이 맛의 비결이라는 겁니다.
‘동승루’는 원주 시내를 벗어나 지금의 자리로 옮겼는데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게를 이전해도 예전 손님들이 찾아오고, 한 번 오면 발길을 계속 향하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사장은 힘든 일이 있어도 이처럼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진소리 사장은 ‘동승루’의 3대 사장입니다.
창업주는 시어머니로 40여년 전에 원주 시내에 가게를 차렸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시어머니 혼자 했는데, 아들(진소리 사장 남편)이 가게 일을 배워 물려받아 ‘동승루’를 이끌었습니다.
진 사장은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다 안타깝게도 남편과 사별하고 현재 혼자 가게를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여러 매체에서 ‘동승루’의 만두는 이미 유명합니다.
메뉴를 주문할 때도 군만두를 주저없이 시켰는데, 사실 동승루의 모든 만두는 사장의 자신감으로 그 맛을 보장합니다.
주방은 면 삶는 열기와 만두 찌는 열기가 뒤섞여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사장은 그런 주방을 바라보며 매일 만두피와 만두소를 좋은 재료로 직접 빚어 맛있을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췄습니다.
그 바탕에는 시어머니로부터 배운 비법에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사장의 노력이 있었음은 표정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