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의 아바이 마을은 6.25 전쟁 때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에 돌아갈 희망을 품고 임시로 정착하면서 생긴 마을입니다.
지리적으로 함경도와 가까운 탓에 그 지역 출신들이 제일 많았습니다.
아바이 마을 실향민들은 그 마을 내에서도 같은 고향 마을 출신들끼리 뭉치면서 살았는데 각각 고향 이름을 딴 신포마을, 정평마을, 단천마을, 앵코치마을 등의 집단촌을 이뤘습니다.
언제 돌아갈지 기약이 없던 만큼, 동향인 사람들과 서로 의지하며 지냈을 것입니다.
단천마을이라는 지명에서도 알수 있듯이 ‘단천식당’은 함경도 단천에서 상호를 땄습니다.
주문진이 고향인 창업자 윤복자 할머니는 함경도 단천 출신이 남편을 만나 아바이마을에 정착했습니다.
함경도 단천의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여느 실향민처럼 1.4 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고향 가까운 아바이마을에 머물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 후에 그릇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장사는 썩 잘 되지 않았습니다.
자식을 4명 낳았는데, 자식 뒷바라지 하기도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주위의 더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챙겼습니다.
당시 속초 개발이 한창이어서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는데, 무료로 음식을 대접을 하다 음식맛에 놀란 사람들이 음식점 운영을 권유하면서 가게를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게 1970년대 초반 어느 시점이었습니다.
출발도 ‘단천식당’이 아니라 ‘단천집’으로 소박하게 했습니다.
메뉴도 단촐하게 구성했습니다.
처음에는 순대국만 팔았습니다.
그러다 1978년 ‘단천식당’으로 간판을 바꾼 뒤 메뉴를 순대와 순대국밥, 명태회냉면 등으로 다양화 했습니다.
사장의 솜씨 덕분인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가게가 나오면서 전국적인 맛집이 됐고, 그로 인해 그 일대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단천식당’은 속초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된 아바이 순대를 약 40년 전쯤 최초로 판매하고 상용화 시킨 가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ㅣ.
아바이마을이 성장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단천식당’이 역할이 컸습니다.
‘단천식당’은 현재 윤복자 할머니의 셋째 딸인 김채현 사장이 물려받아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채현 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식당을 운영하던 것을 지켜봐 왔습니다.
사장은 서울 교대를 졸업했는데, 교직 대신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했습니다.
보통 음식점을 운영하던 부모님을 보고 자란 자식들은 어려웠던 시절 때문에 음식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김채현 사장은 달랐습니다.
처음 서울에서 장사를 시작할 때 주변 음식점이나 손님들이 어린 사람이 섣부르게 음식 장사를 한다고 무시하는 일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천직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단천식당’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게 됐고, 식당을 잘 운영하는 것이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라 믿고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