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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원의 노포(老鋪) 이야기> ⑯ 현대막국수 (평창 봉평 1969년 개업)

 메밀하면 떠 오르는 음식이 여럿 있지만 강원도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막국수입니다.


 메밀로 유명한 봉평에는 그 작은 마을에 막국수집만 30여 곳에 이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집이 바로 ‘현대막국수’입니다.


 봉평면 동이장터길에 위치한 ‘현대막국수’는 1969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은 가게 앞으로 왕복 2차선 도로가 나 있지만 당시에는 작은 골목길에 봉평 오일장이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봉평 오일장은 평창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야 하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예전부터 사람들이 꽤나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가는 길을 배경으로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초대 사장은 평소에는 농사를 짓다가 장날이 되면 가게에 나와 막국수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타고난 장사 수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메뉴로 선택한 막국수는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당시 장터에 모여들던 상인이나 방문객들의 요깃거리로 제격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신식 기계로 면을 뽑지만, 장사 초기에는 산에서 장작을 직접 패다가 가마솥에서 불을 때면서 면을 삶았다고 합니다.


 뜨거운 물에서 면을 뽑아내야 하는 메밀 반죽의 특성상 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금만 타이밍을 놓쳐도 제대로 된 면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모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은 최애숙 사장은 불을 조절하느라 장작을 넣었다 뺐다 해가면서 하루 온종일 가마솥 옆에 붙어 있어야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은 카운터와 벽이 있는 자리가 바로 가마솥이 있던 자리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현대막국수’ 건물의 역사도 만만치 않습니다.

 

 햇수로 따져도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고치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며 건물을 식당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식당 입구를 들어가서 벽을 보면 식당 건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현대막국수’는 벽을 헐고 문을 달기도 하고, 때로는 뒤로 옆으로 늘렸다 하면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현대막국수’라는 상호도 물려주신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호와 건물은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음식의 맛은 개선됐습니다.


 ‘현대막국수’만의 특징은 메밀을 껍질째 갈아서 그대로 쓴다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메밀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게 됩니다.


 최애숙 사장은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서 메뉴 개선을 위해 지금도 연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참깨와 들깨 가루를 더해 고소한 맛을 강화시키는가 하면, 양배추를 한껏 올려 내놓는 방식도 개발했습니다.


 예전에는 양배추 대신 상추를 올렸는데, 속이 편하다는 사실을 알고 방식을 바꾼 겁니다.


 사장은 자신이 메뉴 방식을 바꾸면 봉평 식당도 따라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장사 초기에는 장날이 아니면 봉평 사람들이 주로 가게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영동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봉평 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이 많이 찾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했고, 하루 800그룻 넘게 파는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


 그덕에 별관도 새로 지어 손님들을 넉넉하게 맞이할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SNS 활용이 많아지면서 주말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아들 변우진씨가 가게를 도우며 가업을 이을 준비를 하는 것도 반가운 일입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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