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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한 빛"..나전칠기 김영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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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전칠기는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오려 기물 표면에 장식하는 전통 칠공예 장식기법입니다.

나전칠기 하나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마음을 사로잡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자까지 만든 명인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 나전칠기를 알린 강원도 출신 김영준 작가를 최근 원주시 신림면에 마련한 나전미술관에서 만났습니다.
정동원 기자입니다.

[리포터]
김영준 작가가 38살이었던 1994년.

작가의 인생 궤도가 '숫자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바뀐 순간입니다.

적잖은 나이였지만 책도 쓰고 방송에도 출연할 만큼 잘 나가던 증권맨 생활을 접고 나전칠기를 다루는 예술가의 길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준 작가
"이 사회에 가치있는 일을 하려면, 남한테 행복을 주는 것을 하고 싶은데. 자개를 택한 건 빛이 있잖아요. 이 자개의 빛이 생명 아닙니까, 빛은. 자개의 빛을 갖고 하면 좋겠다 생각을 해서."

자개의 빛을 쫓아 나선 새로운 여정은 고비의 연속이었습니다.

전승이 아닌 독학을 하다시피 해 미국과 이탈리아, 일본 등을 오가며 디자인과 옻칠 기술을 배우는데만 10년이 걸렸습니다.

나전칠기 가게도 냈지만 남은 재산을 다 날릴 만큼 크게 실패도 했습니다.

[인터뷰]
"가구를 만들다가 그때의 시대 흐름이 자개장롱은 원하지 않을 때고. 우여곡절 속에서 다시 회화로, 그림으로 자개 갖고 연구를 해서 지금까지 온거죠."

기회를 맞은 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와의 만남.

2007년 프랑스 파리 전시회 때 작품을 구매했던 빌 게이츠로부터 자사 게임기 엑스박스(X-BOX)에 자개를 붙여달라는 요청을 받게 됩니다.

자개로 장식한 이 엑스박스를 2008년 방한 당시 역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게 계기가 돼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인터뷰]
"증권회사에서 퇴직해서 돈 번거 다 털리고, 하나도 돈도 없고 이제. 더이상 할 수도 없을때 마지막 전시회에서 빌게이츠를 만난거에요."

이를 계기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케이스와 프란치스코 교황 의자를 제작하는 눈길을 끄는 이력들이 따라오게 됩니다.

이 같은 작가의 발자취는 가구의 일부로 취급받던 나전칠기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게 했습니다.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한국의 빛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김영준 작가.

작가는 남은 시간동안 장애인과 소외계층에게 기술을 전수해 삶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나전칠기가 치유와 희망의 한줄기 빛이 되길 기원합니다.

[인터뷰] 김영준 작가
"장애가 있으면서 미술을 좋아하고 자개의 빛을 좋아해서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그런 제자들을 강원도 고향에서 몇명 키우고 싶다. 이 빛을, 행복의 빛을 서로 나눠주고 그래서 강원도가 이 빛을 보고 빛나는 강원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도 있어서.."

G1 뉴스 정동원입니다.
<영상취재 이락춘>
정동원 기자 MESSIAH@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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