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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출연> 농협 허점 노린 '박스갈이'..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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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스갈이 실태를 취재한 송승원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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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기자, 지난주부터 박스갈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실태를 간략히 정리해주시죠.

◀ 기 자 ▶
취재진은 평창의 한 농산물 유통센터에서 평창에서 재배된 방울토마토가 횡성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현장을 포착했는데요.

방울토마토가 담긴 상자에는 '횡성대추방울토마토'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습니다. 원산지 표시 위반이 명백한 '박스갈이'입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평창 5개 농가가 지난달 12톤에서 13톤의 방울토마토를 출하했는데요.

이중 어느 정도 물량이 횡성산으로 둔갑해 유통됐는지는 아직 파악 중입니다.

[앵커]
평창 농가가 어떻게 횡성대추방울토마토 박스를 구매할 수 있었죠?

◀ 기 자 ▶
문제의 평창 농가는 횡성의 한 농협을 방문해 횡성 농협 조합원을 사칭하고 박스를 구매했습니다. 실제 조합원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지역 농특산물 이미지와 농협 로고가 인쇄된 박스를 일반인도 손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문제였습니다.

취재진도 해당 농협을 방문해 박스를 구매해 봤는데요. 이름과 주민번호, 연락처 등 인적사항만 알려주면 손 쉽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지역 농특산물 박스를 구매해 원산지를 속이고 판매할 수 있는 구조인 겁니다.

[앵커]
전국 모든 농협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지역 농특산물 박스를 판매하고 있는 건가요?

◀ 기 자 ▶
지역 농협마다 판매 기준이 제각각입니다. 사과가 유명한 충주의 경우, 횡성의 사례처럼 일반인인게도 사과 박스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토마토가 유명한 춘천, 참외가 유명한 성주의 경우 조합원을 확인하고 조합원에게만 박스를 판매합니다.

지역을 상징하는 농특산물 이미지와 농협 로고가 인쇄돼 있다 보니, 판매 기준을 엄격히 해 허투루 유통되는 것을 막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판매 기준이 지역마다 다르다 보니, 기준이 허술한 곳을 노린 박스갈이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농특산물 박스갈이는 지역 농특산물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 기 자 ▶
보도 이후, 농협이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도내 각 지역 농협에 공문을 발송해 조합원 본인이 아닌 경우 박스를 포함한 영농자재 구매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문제의 평창 농가처럼 조합원을 사칭한 대리 구매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와 함께 박스 판매 담당자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농관원과 평창군도 이번 사태처럼 지역 농협 유통센터에서 원산지를 속인 농특산물이 판매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국회도 나설 예정인데요. 농특산물 박스가 해당 지역에서만 판매될 수 있도록 규제하는 내용이 담긴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송승원 기자 ssw@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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