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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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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복구 '한숨만...' R
[앵커]
특히 피해가 컸던 곳이 춘천 도심입니다.
유례없이 도심이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복구는 시작됐지만 곳곳에서 한숨 뿐입니다.
김도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터]
당장 급한 건 오늘 밤 잠잘 곳입니다.

다 끌어다 내 널고 빨고 말려도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앞이 캄캄합니다.

[인터뷰]
"기가 막히지. 진짜 엉엉 눈물 나와요. 참고 참고 있는데 내가 살다살다…"

기운이 없어 주저앉아 있다가 자원봉사자들이 "이거 버릴까요?" 물어보면 끄덕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단란하던 사진 속 집은 닷새 비에 온통 뻘밭이 됐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건 젊은 시절 추억이 담긴 LP판.

[인터뷰]
"아우 그래도 다행히 있네… 동심초, 산들바람… (10대 때부터 모으신 거네요, 이게) 그럼요. .. 속상한 게 아니라 돌아가시겠어요".

동네 신발은 죄다 볕 잘드는 집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지하실은 아직 물바다고, 세간살이라곤 남아 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인터뷰]
"다 버렸어 엄청 버렸어. 지하에 있던거 다 버렸어. (어머님들 살림 버리는거 싫어하시잖아요) 어떻게 젖은 걸 뭣에 써.

지붕에선 아직 물이 새는데도 물에 젖어 군내가 나기 시작한 쌀부터 비벼 말립니다.

냉장고 전기 나갔다며 김치 망가질까 또 안절부절. 딱 우리 할머니들 마음입니다.



"차단기를 내려 놓으라잖아요. 어디지? (제가 차단기 켜 볼께요) 전원을 켜야지.. 들어왔네.

피해 조사는 시작됐는데 해보나마나 다 망가졌습니다.



상 (큰거요?) 밥먹고 하는거요? (네 그런거 10개, 그리고 전자레인지) 다 망가졌죠 뭐 안에 있는 건.

밤새 또 큰 비가 온다는 예보지만 그 난리를 겪고도 대피는 커녕 살림 챙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인터뷰]
"리어카 끌고 밥도 못 먹고 하루 점심이 뭔지 아침이 뭔지 돌아 다니면서 벌어서 산 집인데 물에 떠내려가면 나도 같이 떠내려가야지."

닷새 동안 내린 폭우에 서민들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301채나 물에 잠겼습니다.
G1 뉴스 김도환입니다.
김도환 기자 dohwan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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