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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날'..무인화 확산에 막힌 어르신들
[앵커]
오늘은 '노인의 날'입니다.

어르신들 가장 큰 걱정은 물론 건강이겠지만, 요즘은 '키오스크'도 걱정입니다.

인건비 조금이라도 줄일 겸 키오스크만 설치한 무인매장이 늘고 있는데,

이런 디지털 기기들, 어르신에겐 익숙지가 않습니다.
디지털 장벽에 가로막힌 노인들의 현실, 김이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한 어르신이 매대에 진열된 빵을 살펴본 뒤, 무인 판매기인 '키오스크' 앞으로 갑니다.

빵 고르고 값 치르는 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한참 서서 씨름합니다.

[인터뷰] 이금녀 / 73살
"전에는 딸이 다 했어요. 커피 주문도 딸이 다 하고 그래서 저는 기계에 대해서 신경을 잘 안 썼거든요. 근데 오늘 빵이 먹고 싶어서 왔는데 처음에는 몰랐어요. 좀 창피하기도 하고..."

결국 점주가 나서서 계산을 돕습니다.

인건비 좀 아껴보려고 키오스크 설치했는데,

어려워하시는 어르신이 워낙 많아 점주가 상주하는 이름뿐인 무인 매장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상면 / 무인 빵집 운영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워하시고 좀 거부감이 크셨는데 일단은 저희가 여기 상주하면서, 좀 안내를 해드려요. 이건 이렇게 하고 결제는 이렇게 하신다. 한번 해보시면 대부분 다 쉬우시다 할 수 있으시겠다. 뭐 이렇게들 말씀하세요.""

강원도 내 무인 매장은 200여 곳으로 최근 4년 새 4배 넘게 늘었습니다.

여가도 마찬가지라 관광지도, 영화도, 공연도 다 온라인으로 예매해야 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단순히 불편한 문제를 넘어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낭패감이 큽니다.

[인터뷰] 박승자 / 87살
"없어요. 이제 의욕도 없어. 뭐, 못하는 게 있으면 아들이 와 해주니까"

일부 자치단체는 어르신을 위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기는 한데, 교육마저도 어렵고 실제로 큰 도움도 안 됩니다.

[인터뷰]
이건실 / 대한노인회 강원자치도연합회장
"교육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우리 강원도연합회는 키오스크 교육을 이미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용을 안 하면 금방 잊어버립니다. 무인 매장 갔을 적에 실제 기계를 갖다 놓고 해야 어른들이 습득이 빠르지.."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무인 매장에 그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노인의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디지털 장벽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G1뉴스 김이곤입니다.
(영상취재 / 신현걸)
김이곤 기자 yigon@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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