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과 일상에서 전기의 활용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RE100’이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앞으로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러한 변화에 반드시 대응해야 하며, RE100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다. 하지만 지형적 조건과 산업 특성, 기업의 입지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 RE100 달성이 매우 까다로운 국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RE100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새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서남해안, 특히 새만금 일대가 후보지로 논의되어 왔지만, 강원도야말로 RE100 추진에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강원도는 수력과 육상풍력 자원이 풍부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뛰어나며, 그동안 환경 규제로 인해 개발에 제약을 받아온 지역이다. 정부가 밝힌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과도 잘 맞는다. 게다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 RE100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전략적으로 매우 유리하다.
이러한 이유로, 강원도를 RE100 시범단지로 조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발전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2회에 걸쳐 RE100의 필요성과 강원도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국제적인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출범시킨 자율적 캠페인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또는 자가 생산으로 충당하는 것이 핵심이다.
2050년까지 목표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평균 목표는 2035년으로, 애플, BMW, 구글, MS 등은 더 빠른 시기에 RE100 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4년 기준 애플 98%, BMW 82% 등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 RE100 기업 실적으로 본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어떨까.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424개 기업 중 405개 기업 응답자료에 따르면 전력 사용량은 약 545TWh(우리나라 1년 전력 사용량 590TWh로 유사한 수준. 전세계 전력 사용량의 약 2%) 전기 사용하고 있다. 이 중 53% (289TWh)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37개 회원가입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68TWh이다. 대표적인 RE100 기업들의 사용량을 보면 삼성전자 24TWh, SK하이닉스 8TWh, 삼성디스플레이 6TWh, 현대자동차 및 LG전자 2TWh 등이다.
우리나라 37개사의 목표 연도는 대부분 2040년 이후이고, 현재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은 1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중국 59%, 일본 36%, 미국 67%, 영국 89%, 독일 88%, 프랑스 80%, 스위스 89% 등).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31%, SK하이닉스 30%, 삼성디스플레이 23%, 현대자동차 13%, LG전자 10% 등이다.
<인터뷰>
이원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전체적인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높지 않아요. 비중이 10%가 안 되거든요. 산업용 다소비 국가인데 재생에너지 생산량 발전량이 많지 않으니까 적을 수밖에 없는 거고, 두 번째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전기 단가가 좀 높죠, 그 원전이나 석탄에 비해서. 그러니까 그걸 쓰게 되면 비싼 요금을 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직까지 재생에너지 쓰는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문제를 갖고 있는 거죠. 재생 에너지가 비싸니까 쓰기 어려운 환경인 거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코트라의 ‘해외 기업의 RE100 이행 요구 실태 및 피해 현황 조사(2023)’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와 애플 등 전자기기 제품 회사가 부품회사에 RE100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제조기업의 RE100 참여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2022)’에 따르면 제조분야 대기업 10곳 중 3곳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으며, 미 참여시 수출액 감소가 예상된다.
또 KDI국제정책대학원 ‘RE100이 한국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2021)’에 따르면 미참여시 자동차 15%, 반도체 31%, 디스플레이 40% 수출감소가 전망된다.
무역협회는 “제조수출기업의 17%가 바이어나 공급망 원청업체들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으며, 42%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을 압박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2025년 7월 16일 ‘RE100 산업단지 조성 TF’ 1차 회의를 열고, 연내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따라 RE100은 강원도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자료도움: 강원연구원(이원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