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강원도의 여타 도시와 달리, 원주만의 독특한 도시 환경과 분위기에 맞춰 음식문화가 발달해 왔습니다.
1950년대부터 제1군 사령부, 제1군수 사령부, 주한미군 기지 캠프롱이 도시에 주둔함으로써, 원주민 보다는 군인과 군인가족, 군부대와 관련된 외지인들이 원주에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공무시설과 인력들이 원주에 대거 유입됐습니다.
이로 인해 원주는 지역 토박이들만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외지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음식과 음식점들이 성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주에서 군 생활을 하는 자식의 면회를 온 가족 모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영양식 ‘원주 통닭’의 등장, 군인들이 휴가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할 때 장병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중국 음식점’의 발달, 군인 가족이나 지역 공무원들의 회식을 위한 대규모 ‘한정식집’ 등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이처럼 원주는 원주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의 음식보다는 지역을 떠나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음식이 발달하게 된 겁니다.
지금은 서울의 번화가에서도 쉬이 볼 수 있는 ‘짬뽕타운’도 바로 이곳 원주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출발지인 본점이 원주에 있습니다.
‘짬뽕타운’의 짬뽕을 받으면 먹기도 전에 배부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보기만 해도 푸짐합니다.
실제로 먹어보면 면도 면이지만 오징어, 쭈꾸미, 홍합 등 해산물이 여느 짬뽕집의 두배나 많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푸짐함은 창업주인 김달성 사장이 초창기때부터 고집해 왔습니다.
초기 가게의 이름이 ‘푸’짐하고 ‘얼’큰하고 ‘담’백하게를 줄인 ‘푸얼담’이었습니다.
‘짬뽕타운’이 ‘짬뽕타운’이 된 건 2005년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가게를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면서 그때마다 평화식당 등 다른 이름을 써 왔습니다.
그래도 원주를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딸 내외가 가게를 물려받아 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대 사장인 김윤주씨는 부모님께서 평생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것을 바로 곁에서 지켜봐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물려받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생길이 눈에 훤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남편이 직접 해보고 싶다고 강력하게 호소해 물려받게 됐습니다. 지금도 주방은 남편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딸 부부에게 가게를 물려준 뒤로 김달성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한국인들의 상시 고민거리입니다.
오죽했으면 짬짜면이 나오기도 했을까요.
그런데 ‘짬뽕타운’에서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짬뽕타운’은 중화요리집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짬뽕집’입니다.
메뉴에도 드러납니다.
해물짬뽕을 비롯한 6가지의 짬뽕이 이 집의 메인입니다.
그 외에 요리라고 부를 수 있는 중식 메뉴는 등심 탕수육이 전부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맛의 격을 높였습니다.
각종 해물을 기본으로 하는 짬뽕들은 50년이 넘은 공력을 뽐내듯 진한 맛을 자랑합니다.
짬뽕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짬뽕은 중국어로 ‘차오마’라고 하는데, 차오마멘이 19세기 말 일본 나가사키에서 중국 푸젠성 출신의 화교에 의해서 현지화되면서 여러 가지를 섞는다는 일본말 ‘잔폰’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지금도 나가사키 짬뽕은 하얀 국물이 특징이듯 원래도 그랬습니다.
그것이 다시 한국으로 전해지면서 한국인들의 식성에 맞게 고춧가루를 넣어 매운맛을 더했고, 이름도 우리식으로 ‘짬뽕’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설로는 지금도 차이나타운이 있는 인천에 과거부터 중국 산둥성 출신의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했는데, 그들이 먹던 음식을 한국인들의 식성에 맞게 매콤한 맛을 더하여 지금의 짬뽕으로 발전시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뭐가 됐든 우리식 짬뽕은 결국 ‘매운 맛’을 더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 매운 맛의 핵심은 고춧가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짬뽕타운’의 짬뽕은 푸짐한 건더기와 더불어 매콤하지만 계속해서 먹게 만드는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이런 짬뽕 국물의 배경에도 고춧가루가 있습니다.
‘짬뽕타운’은 가게에서 쓰는 고춧가루를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고춧가루에 양념을 더해 전국의 ‘짬뽕타운’ 체인점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고춧가루와 양념은 일선에서 물러난 창업주 내외가 여전히 만드는데, 그 비결을 현재의 사장도 모른다고 합니다.
(자료 도움: 강원학연구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