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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기획> ② 獨·美 실버산업에서 찾은 '강원의 미래’


실버산업, 지역발전 핵심 동력으로 주목

독일, 주민 소득과 직결되는 구조

미국, 은퇴자의 활동성 보장

 

실버 산업의 현황과 강원도의 전략을 찾아보는 기획보도 순서, 이번에는 독일과 미국의 실버 산업 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할 부분을 정리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지방 소멸 위기가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실버산업을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경쟁력을 확보한 해외 소도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먼저 독일 바트 뵈리스호펜이다.

치유가 곧 돈이 되고 주민이 주주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 곳이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작은 도시 바트 뵈리스호펜(Bad Wörishofen)은 인구가 15천 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방문객은 100만 명을 상회한다. 비결은 '수치료(Kneipp Therapy)'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웰니스 인프라다.

이곳은 23곳의 수치료 센터와 170여 개의 노인 요양 숙박시설, 치유 공원 등을 갖추고 있다. 관광안내소에서는 단순 관광지가 아닌 물 치료, 노르딕 워킹, 요가 등 전문적인 치유 프로그램을 안내한다. 이러한 시설들은 의료보험 혜택과 연계된 덕에 문턱을 낮췄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거버넌스'. 치유 시설의 상당수는 지방정부가 소유하되, 지역 주민이 주주로 참여해 수익을 공유한다. 또한 호텔 허가 시 치유 시설과 전문가 고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통해 요양 분야에서만 7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양세(Resort Tax) 도입으로 거둬들이는 연간 250만 유로(한화 약 36억 원)의 시 수입은 소도시 재정 자립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다음은 은퇴자의 천국, 도시 전체가 '거대 놀이터'가 된 미국의 더 빌리지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더 빌리지(The Villages)'55세 이상만 거주할 수 있는 독특한 인구 구조를 가진 도시다. 1970년대 400개 주택 분양으로 시작된 이곳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함께 현재 약 83(2,510만 평) 면적에 14만 명의 시니어가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성장했다.

이곳의 성공 요인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를 위한 압도적인 레저 환경이다. 도시 내에는 50개 이상의 골프 코스와 100개의 수영장 및 테니스 코트가 갖춰져 있다. 주민들은 자동차 대신 골프 카트를 타고 도시 곳곳을 누비며, 3,000개가 넘는 레저 클럽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교류한다.

단순히 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극장, 레스토랑 등 완벽한 상업·문화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어, 은퇴자들이 고립되지 않고 활기찬 소비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두 도시의 공통점으로 '단순 수용'이 아닌 '문화 향유'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요양원 건립에 급급한 국내 현실과 달리, 이들은 의료·관광·레저를 융합하여 외부 인구를 끌어들이고 정주 인구의 삶의 질을 높였다.


강원도를 비롯한 국내 지자체들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한국형 치유 모델'을 구축하되, 독일처럼 주민 소득과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거나 미국처럼 은퇴자의 활동성을 보장하는 과감한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를 위기가 아닌 지역 회생의 기회로 삼은 선진국의 사례는 소멸 위기의 한국 지방 소도시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자료 도움: 강원연구원 (백영미)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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