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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강원> 오감(五感)으로 만나는 정선 ‘5일장’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정선 5일장

산나물, 약초, 농산물 등 청정 자연 맛볼 수 있어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 국수 미각 자극


강원도 산자락이 굽이쳐 흐르는 정선, 이곳에는 시간이 멈춘 듯하면서도 활기찬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이 있다.

매달 끝자리가 2일과 7일이 되면 정선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파로 북적인다. 1966년 처음 문을 연 이래, 반세기 넘게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정선 5일장이다.

 

편리한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범람하는 시대에도 정선 5일장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가장 정선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터 입구에 들어서면 구수한 흙내음과 향긋한 산나물 향기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청정 강원의 자연이 키워낸 각종 산나물과 약초, 그리고 농가에서 직접 정성스레 재배한 농산물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투박하지만 정이 넘치는 할머니들의 좌판에는 갓 캐낸 더덕, 황기, 그리고 말린 취나물이 수북이 쌓여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시골 장터 특유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풍경은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향수와 위로를 건넨다.


여느 장터도 마찬가지겠지만, 정선 5일장의 진짜 매력은 미각을 자극하는 토속 먹거리에 있다. 장터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따라가다 보면 강원도의 소울 푸드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먼저 맛봐야 할 것은 단연 곤드레나물밥이다. 부드럽게 삶아낸 곤드레나물을 들기름에 볶아 지은 밥에 양념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담백함이 일품이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 콧등치기 국수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메밀로 만든 투박하고 굵은 면발이 후루룩 빨려 들어올 때 콧등을 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쫄깃하면서도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식감과 구수한 국물은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낸다. 여기에 쑥 대신 수리취를 넣어 빚은 수리취떡의 쫀득한 식감까지 더해지면, 정선의 맛 기행은 절정에 달한다.


빡빡한 일상에서 지칠 때 쯤, 훌쩍 정선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곤드레 밥 한 그릇에 배를 채우고, 아리랑 가락에 어깨를 들썩이다 보면 어느새 지친 마음은 치유되고 새로운 에너지가 차오를 것이다.


 

(자료도움: 정선군, 강원관광재단)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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