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성장 견인의 중심 ‘산업단지’
청년 떠난 공단 ‘인력난’ 시달려
문화 시설 전무 ‘회색 공단’..젊은층 기피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산업단지가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단순히 급여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은 퇴근 후 즐길 문화도, 쉴 공간도 없는 삭막한 '회색 공단'을 기피하고 있다는 현실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청년이 떠나는 산업단지의 현실을 진단할 필요가 있어, 4편의 기획보도를 이어간다.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산업단지가 늙어가고 있다. 청년 근로자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흔히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과 고된 업무 강도를 원인으로 꼽지만, 청년들이 산단을 외면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문화 사막'이라 불릴 정도로 열악한 정주 환경이다.
강원연구원의 '회색 공단에서 문화공간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의 산업단지 기피 원인 중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문화환경 부족'이 낮은 급여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발길은 양질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문화 시설 접근성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산업단지 근로자들 상당수는 문화 향유와 참여에 대한 의지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단 내에는 이를 뒷받침할 도서관이나 공연장, 전시관 같은 기초적인 문화 기반시설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일터와 삶터가 분리되지 않고, 퇴근 후 여가를 즐길 곳이 없는 삭막한 환경이 청년들을 떠밀어내고 있는 셈이다.
강원연구원은 또 "수도권 쏠림이 강한 청년층의 이동은 문화 격차 해소 없이는 막을 수 없다"며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단이 단순 생산 시설을 넘어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산업단지의 문화 인프라 조성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자료도움: 강원연구원 (유승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