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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강원> 방치되는 탄광 역사.."세계 유산으로 되살려야"

강원 탄광 줄줄이 역사속으로..

탄광도시에는 여전히 광부들의 흔적 

"석탄산업 유산, 보존 계승해야"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석탄산업은 1989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후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5년 여름, 마지막 국영탄광이었던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고 국내 최고(最古) 공기업인 대한석탄공사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강원도 탄광도시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곳곳에 광부들의 흔적과 산업현장의 모습들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탄광도시와 주민들이 지속 가능한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강원도 석탄산업은 주로 태백시, 삼척시, 정선군, 영월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태백의 장성광업소는 국내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곳이며, 도계광업소는 국내 최고 탄질을 자랑하며 도계읍 발전의 중심 역할을 했다. 경동상덕광업소는 한국의 마지막 민영탄광으로 여전히 석탄 생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북광업소는 한국노동사에도 특별한 족적을 남긴 사북항쟁의 현장이며, 함태탄광은 개광기념일과 연계한 단오로 강릉단오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한 함태단오라는 지역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많은 광업소들은 석탄산업 현장 이상의 의미를 뛰어 넘어 지역 공동체의 삶과 도시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던 곳으로 그 안에 석탄산업의 흥망성쇠와 지역 공동체의 기억이 다양하게 남아 있다.

현재 남아있는 석탄산업유산 중 일부는 철암역두 선탄시설, 장성 이중교, 도계역 급수탑처럼 근대산업문화유산 국가등록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제도권 내에서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설, 산업재해나 노동현장의 기억을 위한 공간이나 시설물, 탄광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생활공간 등은 방치된 상황이다.

유럽이나 아시아의 사례를 보면, 그들은 탄광유산을 산업화의 기억을 배울 수 있는 세계유산으로 만들었다. 특히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6곳의 석탄광산은 세계유산 등재기준으로 제시된 항목 중 탁월한 보편적 가치’, ‘완전성’, ‘진정성’, ‘보존 및 관리체계등의 기준을 충족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강원도의 석탄산업유산도 세계유산 등재 사례를 참고해 한국 석탄산업의 역사와 의미를 정리하고 공간과 시설 보존 및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 활동의 시작은 과거 탄광 노동자들에 대한 정당한 예우일 것이다. 일제강점기 자원 수탈현장에서부터 광복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해 독일에 파견했던 광부들에 이르기까지 산업전사라는 이름 아래 희생된 광부들의 삶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현대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들의 생애사 기록과 아카이브 구축은 예우이자 지역 공동체 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작업이다.

또한 이 지역에 고된 탄광 노동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만들어진 많은 축제와 문화행사들이 있다. 이런 문화는 지역 공동체의 기억이자 탄광도시만의 민속문화프로그램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강원도의 탄광도시들은 큰 경제 변화 속에서 과거의 모습과 기억, 모든 것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다. 석탄산업의 역사는 강원도 일부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산업화 시기 전체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이야말로 석탄산업유산을 보다 넒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종합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할 방법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자료 출처 : (강원학 학술총서 18) 강원도 석탄산업유산 현황과 세계유산화 방안(정연수, 2021)

자료 도움 : 강원학연구센터

이종우 기자 jongdal@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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