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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좋은날
방송일시 매일 오전 9시~11시
진행 강민주
구성 김지은
그리스도 폴의 강
작성자 :가브리엘
등록일 :2006-10-26
조회수 :1,274
강,
너와 나는 한 원천에서 태어났고
어쩌면 너는 나보다 아득히 먼저였고,
너는 나보다 그 근원에 가깝다.
한방울의 물로 강이 되어 흐르는 나는,
이제 내가 없다.
그렇듯 나를 꿈꾸게 하고
나를 절망하게 하고
나를 달 뜨게 하고,
나를 외롭게 하고,
나를 불안하게 하고,
나를 미치게 하고,
내가 스러지고 없고 오직 흐름일 뿐이다.
저렇듯 무심한 물이 어느듯 하늘로 올라가
안개가 되고 구름이 되고 이슬이 되고 비가 되어서 또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이번에는 뭇 생명에게 스며서
풀이 되고 나무가 되고 꽃이 되고 열매가 되고 새가 되고 물고기가 되고 짐승이 되고 사람이 된다.
그가 생명을 다하면 소롯이 그 물이 빠져나와
다시 강이 되어 여기 이렇듯 하염없이 흐른다.

구상 시인의 ‘그리스도 폴의 강’이란 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가톨릭 신자이면서 불교의 윤회사상에 가깝게 표현된 시입니다.
사람의 몸도 60% 이상이 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언젠가 강물에 섞여 흐르게 되지 않을까요.

신청곡: 이수영의 광화문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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