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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P> 80년 만에 받은 '우리말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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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통스러웠던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어느덧 74번째 광복절을 맞았는데요,

내 이름 조차 우리말로 쓰지 못했던 시절, 일본어만 가득했던 졸업장을 받은 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80년만에 '우리말 졸업장'을 받게 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윤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희끗한 머리에서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한 남성이 텅 빈 초등학교 운동장을 천천히 거닙니다.

1922년에 태어난 김창묵 할아버지는 어느덧, 올해로 98살이 됐습니다.

◀브릿지▶
"일제강점기인 1922년에 문을 연 이 초등학교는, 80년 전 김창묵 할아버지가 졸업한 소학교이기도 합니다."

김창묵 할아버지가 어릴 적 다녔던 두촌 초등학교를 찾은 이유는 하나.

이름조차 일본어로 새겨졌던 1939년의 소학교 졸업장이, 80년이 지나서야 한글로 바로 적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나는 굉장히 기쁘죠. 왜냐면 나는, 조선 민족으로 태어나서, 내가 유학을 가고 싶어서, 일본말을 배우고 싶어서, 일본을 연구하고 싶어서 했다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니까)"

강원도교육청이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때 일본어 졸업장을 받은 김 할아버지에게 '우리말 졸업장'을 수여한겁니다.

[인터뷰]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또 새로 힘을 받으시라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우리 한일관계가 지금 상당히 어렵지만 이 기회에 우리 민족 정기를 다시 세우고.."

홍천 동창마을에서 일제에 저항해 3.1 만세 운동을 이끈 김덕원 의사의 후손이기도 한 김창묵 할아버지.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감격스럽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진짜 고맙고.. 저희 자식들로서는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죠."

수십 년이 지났어도 일본의 지배를 받던 소학교 시절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인터뷰]
"일본말만 배웠으니까 일본말로만 쓸 줄 아는거야..한글로 쓸 줄 모르는거야. 어머니 사랑합니다 하는 얘기도 말이지. 한글로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안가르쳐주니까.."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일제 강점기와 광복을 동시에 겪은 우리 역사의 산 증인이기에, 우리말로 적힌 졸업장은 종이 한 장, 그이상의 의미를 말합니다.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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