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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13> 강릉 노추산, "돌탑으로 남은 모정"
[앵커]
도내 곳곳의 숨은 비경과 명소를 찾아가는 G1 기획보도 '구석구석 강원도' 순섭니다.

강릉과 정선 경계에 위치한 노추산 자락에는 수천 개의 돌탑이 늘어서 장관인 돌탑길이 있는데요.

불과, 3년 전까지 한 할머니가 톨탑 3천개를 쌓았다고 하는데, 어떤 사연 때문인지 김채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터]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북면 사이에 위치한 노추산 자락.

산책하기 알맞은 소나무 숲을 200여m 걷다 보면, 어느새 길 옆으로 특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투박한 돌로 쌓은 탑들이 오솔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져 있고, 돌탑 끝에는 하늘로 솟은 듯한 돌들이 얹어져 있어 기이합니다.

탑 갯수는 무려 3천 개.

스물 셋의 나이에 서울에서 강릉으로 시집을 왔다는 차옥순 할머니가 눈물로 쌓은 탑들입니다.

[인터뷰]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머니 같으면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못할 것 같아요."

차옥순 할머니는 4남매를 뒀지만, 아들 둘을 잃고 남편마저 병을 앓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우환이 사라진다 했고, 장소를 찾아 헤매다 꿈에서 본 장소와 흡사한 이곳 노추산 자락에 돌탑을 쌓은 겁니다.

산 중턱에 비닐 움막을 짓고, 26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돌탑 쌓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차옥순 할머니는 돌탑 3천 개를 다 쌓은 뒤 불과 2~3달만인 지난 2011년 8월 지병으로 강릉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할머니가 머물렀던 움막엔 여전히 할머니의 손길이 남아 있습니다.

움막까지 가는 1km 남짓의 길은 꽤 걷기 편한 길이 됐지만, 할머니가 돌탑을 쌓을 당시엔 계곡을 건널 다리조차 없었습니다.

[인터뷰]
"몸이 굉장이 뚱뚱하셨고, 몸도 좀 불편하셨어요. 돌탑을 쌓을 때는 어디서 힘이 나오는지 들어서 쌓고 하셨죠."

수를 놓듯 정갈하게 늘어선 돌탑 곁에는 소망을 담은 관광객들의 돌탑도 세워져, 할머니의 정성에 온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평생 이렇게 쌓고는 뿌듯하게 일궜어야 되는데 못느끼시고 돌아가셨다는게 마음 아파요."

할머니가 쌓은 돌탑이 태풍과 눈에도 무너지지 않는 건 깊은 모정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G1 뉴스 김채영입니다.
김채영 기자 kimkija@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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