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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 삼척대 통합 반대 이유?
작성자 :이종용
등록일 :2005-11-22
조회수 :2,917
'강원대 - 삼척대 통합' 반대합니다. 강원대학교 학생 99%가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그것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로 드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학교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학교는 올해 교육인적자원부에 삼척대와의 통합안을 제출했습니다. 그 후 기대와 제언을 비롯해 각종 게시판 등 사이버 공간에서는 통합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했습니다.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강원도의 1등 대학으로 남기 위해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꼭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고,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처음에 통합하면 학교의 질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 단과대나 학부 중 일부가 삼척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 등등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찬성 측의 대표적인 인물이 아이디 '강대수석'님이었습니다.



처음에 학교 측에서는 통합을 하면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 지원과 함께 더 많은 교원을 확보해 1 교수당 학생 수가 낮아져 교육 환경을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고, 반대로 통합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3류 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암울한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저도 처음에는 통합에 그다지 부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토론을 통해서 해결해 보자는 주장을 주로 했습니다. 토론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주장과 근거, 논리를 통해서 어느 편이 더 정확한 주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표한 통합 승인안 발표를 보고는 대학본부 측에서 주장했던 통합안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대학본부 측에서는 처음 연간 2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지원받는 예산은 4년간 총 259억여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259억 5천만원입니다. 이것도 다 주는 것도 아니고, 정부와 맺은 양해각서의 진행 여부에 따라 예산 지원 여부가 결정됩니다. 우리 학교에서 처음에 신청한 금액은 총 800여억원입니다. 또한 통합 첫 해만 해도 150억원정도 필요하다고 통합 승인에 따른 요구 사항에 삽입했습니다. 하지만 통합 승인 후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우리 학교가 지원받는 금액은 77억 5천만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교 측에서 제시한 통합 비용과 정부 측 지원 비용이 거의 70억원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데, 과연 통합이 진행되었을 때 소요되는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모두 충당할 수 없다면 과연 누가 그 예산과 비용을 대야 되겠습니까? 바로 우리 학생들의 등록금 밖에 더 있겠습니까?



물론, 지난 11월 1일 있었던 교수협의회에서 주최한 총장과의 토론회에서 총장은 기성회 예산으로 처리할 사업도 예산 지원을 더 받기 위해 계획에 넣었다고 말하고, 그 때문에 통합에 대한 비용이 과다하게 산출되었다고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총 800억원 중 기성회 예산으로 처리할 예산이 과연 얼마나 많길래 600억원 이상 넘는 예산이 소요될 정도가 될 지 의문입니다. 통합에 따른 비용에 대해 정부측 지원 예산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아쉽다', '더 지원해 줘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나타날 등록금 인상 부분에 대해서라도 대학본부는 설명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유사, 중복학과간 통합입니다.

대학본부에서는 삼척대의 문예창작학과와 경영과가 우리 대학으로 통합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학과간 이전이나 통합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만, 제가 교육인적자원부에 문의한 결과 유사, 중복학과간 통합은 필수 요구 사항입니다. 당장 공대의 이야기만 들어봐도 16개의 유사 중복 학과가 존재합니다. 농대의 식품 관련 전공도 삼척대의 학과와 겹칩니다. 그리고 지금 기대와 제언 게시판을 달구고 있는 산업디자인과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척대 디자인 학부와 중복됩니다.


이에 대해서 총장은 지난 토론회에서 양해각서 체결 과정에서 강력하게 주장하여 담보하겠다고 합니다만, 벌써 산업디자인과의 경우 일간지에 보도되어 삼척대로 이전할 수 있다는 소식에 당황하면서 입시 준비에 여념없는 고 3학생들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총장의 말을 그대로 믿기도 어렵습니다. 양해각서 체결 과정에서 과연 우리 학교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강력한 협상 카드가 무엇이 있길래 교육부의 유사, 중복학과 주장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셋째, 이름만 한 대학이지 전혀 한 대학이 아닙니다.

우리 대학이 제출한 통합안을 유심히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먼저 총장 선출 문제입니다. 삼척캠퍼스는 부총장을 삼척캠퍼스의 교수들만 참가해서 직선제로 선출하고, 춘천캠퍼스는 총장을 춘천캠퍼스 교수들만 참가해서 직선제로 선출하자고 합니다. 거기다가 특성화 방향도 제각각입니다. 물론 삼척캠퍼스는 '교육중심', 춘천캠퍼스는 '연구중심'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중심삼아 연계지을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이 없습니다. 결국 삼척대학교는 우리 학교의 이름만 빌려서 '이름값 득 좀 보겠다'는 심보밖에 안 됩니다. 최근 불거진 졸업장 문제만 봐도, 삼척대는 진정한 통합을 바라는 것보다는 그저 '강원대학교'의 이름 덕을 보려는 의도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넷째, 대학본부에서 주장하는 '교육환경의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춘천문화방송 토론프로그램에 강원대-삼척대 통합에 대한 토론이 있었을 때 통합에 따른 장점 중 하나로 교육환경의 개선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1교수당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물론 1교수당 학생 수가 줄어들어서 개인 교수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지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단순한 통계치만으로 낮아지는 것이라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춘천캠퍼스와 삼척캠퍼스의 교수-학생간 이동이 없는 상태에서, 삼척대의 1교수당 학생 수가 적은데, 두 대학이 통합하면 1교수당 학생 수가 많은 춘천캠퍼스가 혜택을 보게 되어 학생 수가 적어진다는 말은 말 그대로 구성원들을 속이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교원 확보를 통해서 1교수당 학생 수를 적게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두 대학 통합을 통해 평균화시켜 '좋은 대학'이라고 홍보한다면 이것은 학내 구성원들만 아니라 강원대에 오기 위해 입시 준비하는 학생들도 속이는 것입니다. 그런 얄팍한 속임수를 가지고 학교를 홍보하고 운영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삼척대와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강대가 얼마나 잘 났길래 그다지 이름값 한다고 잘난체 하느냐'라고 지적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강대인 중에서도 이런 말씀을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도 스스로 '강원대학교'라는 이름에 따라붙는 자존심에 삼척대와의 통합이 곱게 보이지 않아 그 이유로 반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합안이 점점 실체를 드러낼 수록 통합은 점점 학내 구성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지우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당장 통합을 하게 될 경우 등록금 인상에 대한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하며, 내가 다니고 있는 학부, 학과가 어느날 삼척대로 이전하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통합에 대한 한창 논의가 있을 때인 지난 8월 말~9월 초, 저는 총학생회에 전화하여 우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총학생회 측은 전화 답변에서 9월에서 10월 중 학생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그 후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고, 통합안이 발표된 그 날, 총학생회는 밤새 불을 켜 놓은채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습니다. 정말 통합관련 게시판에 쓴 글처럼 총학생회가 총장의 어용단체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우리 같은 학생들이 참가하여 우리도 학교의 주인으로서 깊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통합을 반대하는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강원대학교홈페이지/학교소개/총장실/통합관련 게시판에

05년3월31일자 글을보면

"Q: 양 대학이 통합 하는 경우 우리대학교의 일부대학이 이전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A: 통합과 관련하여 일부 대학의 이전이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사실무근입니다. 일방적인 학과나 단과대학의 이전은 검토된 바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일부에서 무책임하게 떠도는 소문에 우왕좌왕 할 필요가 없습니다"

라고 하신 총장님이십니다.

그러나 이런 말과는 틀리게 저희 학생들이 찾아가서 질문을 해도 아무답변도 안해주시는 총장님입니다.

아프다는 핑계로 소위 정치인들이 한다는 병실에서 날치기 통과를 바라고 교육부에 소명서를 올리셨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의 것이지, 결단코 총장님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저희 총장님은 모르시나 봅니다.

정말이지 슬픈 현실이 아닐수 없습니다..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총장님의 독단대로 하는 대학교가 결단코 아니라는 것을 저희 강원대학생들은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희는 내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저지할 생각이며, 결단코 총장님 개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강원대학교라는걸 보여드리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한번 올려봅니다.

-이 글은 다음카페 "강대라이크"의 글들을 재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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