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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끊임없이 이어진 철조망은 그냥 철조망이 아니다. 우리 현대사의 정치적 담론을 함축하여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철조망은 한 때 녹슬고 삭아서 기둥만 남을 정도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 같은 사건에 따라 더욱 튼튼한 모습으로 규모와 형태가 바뀌기도 했다. 이러한 철조망의 변모는 당시의 통치이념이나 남북 관계의 분위기와 그 맥을 같이 했다.

7번국도 해안선을 따라 살아가는 어촌사람들에게 철조망은 삶의 터전 가운데 하나다. 철조망을 이용해 호박넝쿨을 키우고 때로는 빨래나 오징어를 널어 말리기도 하는 이 구조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반공과 안보를 내세우는 허울 좋은 상징물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지역은 군사작전지역이므로…’ 하는 식으로 경고 문구도 순화되고, 지역 주민들의 경제와 맞물린 요구가 거세지면서 부분적으로나마 철조망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DMZ스토리264부에서는 냉전과 분단의 유산물로 현재까지 우리들 바로 옆에 존재하는 해안선 철조망을 통해 그 곳에서만 존재하는 시대에 따른 안보 변천사와 삶의 모습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