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씨 하면 욕쟁이 캐릭터가 떠오를만큼 찰진 욕설이 일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욕을 컨텐츠로 내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욕을 해달라는 시청자에게 욕설로 충고와 조언을 건네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시청자가 출근하기 싫은 마음을 욕으로 일깨워달라고 요청하였는데요,
이에 김수미씨는 "너는 가난을 좋아하는 사람이야"라는 독설과 함께 욕설을 곁들였습니다. 적확(的確)하고도 강렬한 말의 채찍에 껄껄 웃다가, 나 역시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나 역시 가난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나에게 필요한 소득과 재산은 과연 얼마큼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혼자 산다면 아르바이트로도 부족함이 없겠지만, 부모, 배우자, 자녀 등의 식구가 많을 수록 많은 소득이 필요하겠지요.
뿐만 아니라 함께 머물 거처 역시 큰 곳이 필요할 것입니다. 많은 식구와 함께한다는 것은 많은 소득과 더불어 많은 부담을 져야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치관이 보다 명확해진 듯했습니다. 노동을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소득은 적지만, 그만큼 부담도 적은 환경을 좋아한다는 것을요. 비록 현실은 그런 이상향과 동떨어져 있고, 그런 삶을 살 수도 없기에 마음 속 한 구석에서 동경의 대상으로만 고이 간직해 두어야겠습니다.
신청곡은 권순일 - 마음 / 어쿠스틱 콜라보 - 그러지마요 / 딕펑스 - 평행선 부탁드립니다.
==================== 답 변 ====================
공백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사연 남겨주셨네요.
저도 김수미 씨의 찰진 욕을 참 좋아하는데요,
욕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해 웃음이 나니
참 기묘합니다.
그나저나 공백님이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이런 장난스런 욕설을 그저 가볍게 넘기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고민을 하셨다는 게
대단하고 멋있으세요.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뜰 때,
갑자기 온갖 삶의 가치들을 떠올리며
'나는 왜 일을 하는가' 같은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되긴 하지만요 :)
저 역시도 일이라든지, 돈이라든지,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을 해보는데요,
공백님처럼 부담을 크게 받지 않는 한에서,
적당히 벌고, 적당히 즐기는 그런 삶을 살고 싶거든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게 참 쉽지 않죠.
거의 공상에 가까운 생각들을 하며,
결국 다음날 아침, 알람이 요란히 울리면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끌어내려 회사로 향하게 됩니다.
공감이 가는 사연이라, 다른 청취자분들도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연과 신청곡은 오늘 밤엔 1부에서 들려드릴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오늘 자정에 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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