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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충취재
<집중.2> 다시 봄인데..'움트지 않은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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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 산불이 지나간 능선에도 봄 기운이 흐르는데, 여지껏 새싹이 움트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산불 이재민의 터전입니다.

1년째 비좁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아서 새집을 짓고는 있는데, 피해 보상금은 언제나 나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원석진 기자입니다.

[리포터]
산불 이재민 강희철 씨는 일곱평 단칸방에서 일 년을 보냈습니다.

아닌 밤중에 불어닥친 화마에 집이 홀라당 불탔고, 컨테이너 임시 거처로 쫓겨나듯 옮겨왔습니다.

말이 일년이지 이젠 지쳐갑니다.

[인터뷰]
"사람이 이젠 오그라들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라고요. 밥이야 해먹고 하면 되겠지만, 이 자체가 (생활이) 안 된다니까."

지난해 동해안 산불로 살림집 4백 16곳이 불탔지만, 그중 43%는 여태 착공도 못했습니다.

불길이 가장 크게 번졌던 고성군에선 산불 이재민이 300가구가 넘는데, 다섯 집에 한 집 정도만 새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속초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데 입주를 했어도 '고생 끝, 행복 시작'은 아닙니다.

대부분 대출금으로 쌓아올린 집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내가 가진 게 있어서 (집을) 지어야 좋은데, 돈도 한 푼 없이 불이 나서 집을 짓자니까, 돈이 없잖아. 빚으로 지으니 갚을 생각을 하니 진짜 안 좋지, 마음이."

산불 이재민의 유일한 희망인 보상금 지급은 요원합니다.

한국전력은 한국손해사정사회가 산정한 금액의 60%를 산불 피해 주민에게 지급하기로 했는데,

정부가 화재 책임을 물어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보상 절차는 멈춰섰습니다.

이재민 단체에선 구상권 청구 여부와 관계 없이 한전에서 약속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전은 지급관계에 관련돼 있는 부분들은 조속히 이재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해요. 그래야 이재민들이 빨리 본인이 원하는 집을 완공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거 아닙니까."

◀클로징▶
"한국전력은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하면, 산불 보상금에서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을 공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산불 이재민의 한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G1뉴스 원석진입니다."
원석진 기자 won@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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