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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출연> 콜센터 상담원들 근로 여건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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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그동안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여건 문제를 취재 해 온 윤수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윤기자, 먼저 콜센터가 어떤 곳인지 쉽게 설명해 주시죠?


◇기 자◇
네, 그냥 콜센터라는 말만 들으면 이해가 잘 안가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카드사나 마트, 전자제품 업체 등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는 경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저희가 직접 해당 기업들과 직접 통화를 하는 게 아니라, 이 업체의 하청을 받고 콜 상담 업무만을 전담하는 다른 회사와 통화를 하는 건데요.

종종 걸려오는 홍보 마케팅 전화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상담원들은 자회사 소속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 직원이 아니고 콜 업무만을 위탁받아 처리하는 콜센터 소속인거죠.

[앵커]
말그대로 콜 상담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 센터군요.

이 콜센터 상담원들이 힘들다는 건 많이 들어서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데, 대체 얼마나 심하던가요?

◇기 자◇
네, 저희가 직접 전직 현직 콜센터 상담원들을 많이 만나봤는데요.

하나같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콜센터 상담원들의 고충이라고하면, 고객의 폭언이나 갑질 등을 떠올리실텐데, 저희가 주목한 건 전혀 다른 얘깁니다.

상담원들은 고객보다 오히려 회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얘기했습니다.

물론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겠지만, 대부분의 상담원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게 취재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기도 한데요.

한꺼번에 화장실을 가면 콜이 밀리니, 한 번에 한 명만 빠르게 다녀오라는 건데, 이 때문에 방광 질환에 시달리는 상담원이 상당했습니다.

정해진 내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가 이러니 '소변 5분 대변 8분'이라는 암묵적인 룰도 있다더라고요.

[앵커]
"소변 5분, 대변 8분이라..과연 그 시간에 볼일을 마칠 수 있을 지 할 말을 잃게 하는데요,"

◀기자▶
네, 이밖에 상담원이 콜을 받고 있는지 하루 동안 얼마나 받았는지, 자리를 비웠는지, 비웠다면 얼마나 비우고 있는 지 등이 모두 실시간 모니터링 되고 실적에 반영이 됩니다.

'전자감시'인거죠.

실적이 낮으면 업무 후 소위 '나머지 공부'를 시키면서 몇 시간씩 다른 사람 콜 녹음을 듣게 하기도 하고요.

상당수 노동자들이 연차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물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연차 사용이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않겠지만, 몸이 아프거나 아이가 위독한 경우같이 급한 상황에도 연차를 못 쓰게 한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앵커]
사실 저도 보도를 보기 전에는 이정도인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터지기 전에 문제 제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 자◇
네,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이 계속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콜센터 상담원들이 대부분 40대 이상의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은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도 마땅치 않아 그냥 참고 다니거나, 가정의 주 수입원이 아니라서 아예 그만둬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제 제기를 한다고 해도 회사 측은 '어차피 올 사람 많다'는 식이니 악순환이 계속 반복된겁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콜센터에서 일하는 이 상담원들을 보호할 만한 장치는 없는걸까요?

◇기 자◇
네 현재로써는 마땅한 법안이나 대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취재 초기만해도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하던 국가인권위가,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책 검토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인권위가 움직임으로써 상담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가능성이 마련됐다고 보여져서 의미가 큽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윤수진 기자와 얘기나눴습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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