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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충취재
<집중.2>너울성파도 피해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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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동해안에서 너울성 파도 피해가 늘어나는 건, 그럴만한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특정 위치에 따라 해변 모래가 순환하는 자연 현상을 고려하지 않고 해안 정비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도로나 시설물을 해변에 너무 가깝게 설치하면서, 너울성 파도를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는 것도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조기현 기자입니다.

[리포터]
양양군 현남면 남애해변입니다.

연안 정비사업을 벌인 뒤, 백사장이 넓어진 모습이 확연합니다.

하지만, 2km 가량 떨어진 지경해변은 지속적으로 모래가 깎여 나가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곳은 해안도로의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인공 구조물입니다. 하지만 잦은 너울성 파도로 인해 구조물의 상당수가 내려 앉았습니다."

지난 8월말 발생한 너울성 파도로 200여 미터에 이르는 해안 침식 방지 시설이 맥없이 무너진 겁니다.

양양 남애해변부터 강릉 소돌해변까지 5km 구간은 모래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한 권역의 모래수급지역, '표사계'인데,

인공 해안정비로 한쪽에 모래가 쌓이다보니, 다른 쪽은 모래가 계속 깎여 나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이런 상항에서 최근들어 너울성 파도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도 세지면서, 해안 침식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너울성 파도가) 끝나고는 약간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더니 다시 계속해서 이렇게 모레가 나가더라고요. 일부 부분에 대해서만 정비사업을 해야될 게 아니고, 전체적인 표사계에 대한 연안정비사업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

해안도로와 옹벽의 무분별한 설치도 너울성 파도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강릉 정동진 해변의 경우, 지난 1월 레일바이크 선로가 무너졌고, 지난 8월에는 해안 나무 산책로 80여 미터가 옹벽과 함께 무너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바닷가 지형은 모래와 주택가 사이에 해안사구가 있어서, 너울성 파도가 왔을 때 에너지를 흡수해 완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해변 가까이에 도로와 옹벽, 구조물 등을 설치하면서, 계속해서 모래가 깎여나가고, 결과적으로 시설물이 무너져 내리는 겁니다.

[인터뷰]
"인공 구조물, 해안 옹벽 같은게 있게 되면 직
접 닿게 되는거죠. 그래서 반사파가 더 커지고,
그러다보니까 바깥으로 나가는 흐름이 더 강하
게 발생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흐름으로
인해서 모래를 쓸고 나가게 되는거죠."

동해안 지역의 너울성 파도 빈도는 지난 2010년 연간 150차례 정도에서 최근에는 연간 250차례 가량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G1뉴스 조기현입니다.
조기현 기자 downckh@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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