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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이 막막한 시각장애인.."소외감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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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시대가 만든 우리 사회 변화의 핵심은 단연 '비대면', '비접촉'일 겁니다.

일상에 약간의 번거로움이 더해진 정도인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이웃에겐 감당하기 힘든 막막함과 소외감으로 다가오는 무거운 현실일 겁니다.

방역을 위해서 사회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이유로 속도만 내다보니 놓치고 지나치는 게 너무 많습니다.
윤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터]
시각장애인 박성수 씨는 요즘 밖에서 밥 한 끼, 커피 한 잔 사 먹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디 하나 들어갈 때마다 써야 하는 방명록은 매번 다른 사람 손을 빌려야 하고,

모바일 방문 기록을 남길 때도 비장애인에게는 간단한 절차 하나하나가, 전부 난관입니다.



"설치하신 다음에 로그인을 하셔가지고 가져다 대기만 하시면 돼요."

곳곳에 들어선 무인 키오스크에는 대부분 음성 안내 기능이 없어 주문도 불가능하지만, 애초에 기계가 어디 있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물어보고 하다보면 1~2분이 훌쩍 넘어간단 말이에요 잘 해도.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한테도 방해가 돼요. 처음 방문하는 곳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늘 부담스럽죠."

원주에 사는 시각장애인 황상두 씨도 코로나19 이후 부쩍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점자를 더듬어 층을 인식해야 하는데, 향균 필름이 촉각까지 막아 버렸습니다.



"이렇게 소독 방역을 위해 엘리베이터마다 향균 필름이 흔하게 붙어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세게 눌러봐도 점자는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게 잘 안 만져지니까 몇 층인줄 몰라요. 어떨 때는 3분도 걸릴 때 있고 그렇습니다. 점자 스티커로 찍어주시면 훨씬 좋을 것 같아요."

확진자 동선도 홈페이지에만 공개되니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게 처음부터 끝까지 방역. 대면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데, 찾아가서 정보도 제공하고,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바로바로 현장에서 제시하고. 이런 것들을 지자체에서 공무원들이 해 줘야죠."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 시대, 비장애인에게만 안락한 방역 울타리 밖에는 하루하루를 겨우 헤쳐나가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G1 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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