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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감춰진 부조리를 샅샅히 파헤져 다함께 바로잡겠습니다.
<기동> 열목어 보호구역이 '낚시터?'
[앵커]
멸종위기종 물고기가 집단 서석하는 보호구역이 불법 어로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낚시에 통발도 모자라, 물고기를 몽둥이로 때려잡고 있는 현장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기동취재, 김도환 기잡니다.

[리포터]
홍천에 있는 칡소폭폽니다.

산란을 앞둔 열목어 수백마리가 상류로 올라가기 위해 폭포를 튀어 오릅니다.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열목어들의 모습이 장관을 연출합니다.

이 일대에 열목어가 집단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강원도는 지난 1994년부터 이 계곡 일대를 강원기념물 제67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물 속 상황은 어떨까.

폭포수 아래엔 멸종위기종 2급인 열목어 수십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고,

몸 한가운데 검은색 줄무늬가 새겨진 멸종위기종 1급 감돌고기 떼도 눈에 띕니다.

1급수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 고유종 금강모치도 발견됩니다.

그런데, 물고기들이 지나는 길목에 통발이 설치돼 있고, 그 안에는 물고기 여러 마리가 갇혀 있습니다.

근처 바닥에는 쓰다가 버린 것으로 보이는 낚시 바늘이 나뒹굽니다.



"단 한명이 작살을 가지고 들어가도 거기는 거의 씨를 말린다고 봐야해요. 그런데 작살은 솔직히 애교 수준이고, 밤에는 몰래 배터리로 잡고, 낚시로도 잡고 뭐 이렇게 잡아 먹죠."

물 위에서도 불법 어로행위가 벌어집니다.

루어 낚시대를 들고와 보란 듯이 폭포 앞에서 낚시를 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낚시대를 쥐어주고 낚시하는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나무를 꺾어 폭포 위로 튀어오르는 열목어를 때려 잡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가 다 지고 오고 그러더라고. 어제 저녁에도 오토바이 타고 온 사람도 있고, 족대도 들고 오고. <자주 와요?> 자주들 와요"

지정 기념물을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불법 어로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조차 없습니다.



"지속적인 단속은 사실 힘들고요. 일시적으로 누가 고기 잡는다고 하면, 경찰하고 같이 나갈때가 있거든요. 나가면 없고, 다 가시고. 이런 경우는 있거든요."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는 실종된 시민의식에 행정당국의 무관심이 더해지면서 멸종위기종 보호구역이 불법 낚시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G1뉴스 김도환입니다.
조기현 기자 downckh@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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