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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홍나겸 작가 "코로나를 사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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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코로나 팬데믹이 인류에게 던진 질문들을 사유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 주인공인 동해 출신 미디어아티스트 홍나겸 작가를 만나, 전시회 얘기와 걸어온 길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김형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터]
14미터 대형 벽면에 자연의 영상과 소리, 붉은 필터를 거친 뒤로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교차합니다.

풀벌레 소리와, 들풀과 빛나는 윤슬은 편안함을 주지만, 뒤로 걷다가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마스크 쓴 사람들의 모습은 스산한 기운을 전합니다.

동굴 속 물 떨어지는 소리는 '지구종말시계'의 분침 소리를 은유하는 듯 합니다.

서울 금호미술관 기획전에 참여하고 있는 홍나겸 작가의 '솔라스텔지아-우리는 살아지고 사라지고'라는 제목의 미디어아트 작품입니다.

[인터뷰]
"한 번쯤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그리고 자연 참사 이후에 내 일상은 어떤 변화가 있었는 지 한 번쯤은 사유해 보는 시간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지만, 재난과 참사를 견뎌낸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찬가이자,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방탄소년단의 RM도 다녀가는 등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홍 작가가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3년 강릉시립미술관 야외 정원에서 개최한 '디지털 포레스트' 전시 때부터입니다.

강원도 자연의 모습과 빛, 소리를 바람에 휘날리는 긴 천에 투영하면서 황홀경을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미디어아티스트로의 출발은 우연이었습니다.

방송작가를 거쳐 문화예술공간을 운영하다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하던 중, 수중에 남아있던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 겁니다.

[인터뷰]
"똑딱이 카메라로 제가 자연으로부터 구원받았다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합니다. 제가 그때 뭐 대단한 예술가가 되겠다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예술이 굉장히 어떤 한 인간의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구나.."

이후 동강국제사진제에 초대받을 정도로 사진도 인정받았고, 강릉영상미디어센터에서 영상을 배우고 소외계층 영상교육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스스로를 '중고신인'이라고 말하는 그는 특유의 낮은 시선으로, 10년 넘게 강원도의 빛과 소리와 풍경을 채집해 오면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간절한 바람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뷰]
"강원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립미술관이 없는 지역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민들이나 강원도에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일상에서 미술의 다양한 매체라든가 다양한 작가님들을 만나는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 일상의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안타깝다는 홍 작가는 오늘도 소리 풍경을 담기 위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G1뉴스 김형기입니다.
김형기 기자 hg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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