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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 논평>"박 전 대통령의 불복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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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 지, 열흘이 돼가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도 앞두고 있지만, 헌재 결정에 대해선, 여지껏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경욱 의원을 통해 전한 짧은 메시지에선, 승복하지 않겠다는 결기가 느껴집니다.

"승복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대다수 국민들의 기대는 외면한 채, 친박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목소리와 응원에만 기대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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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불복에 대해,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복을 통해 얻으려는 정치적 목적은 일단 차치하겠습니다.

그보다 먼저, 박 전 대통령은 왜 승복하지 않고 있는 걸까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한 충격이 너무 컸다는 게, 지배적 해석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이 기각이나 각하될 줄 알았지, 8대 0 전원 일치로 인용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입니다.

박근혜가 단순히, 개인 박근혜라면, 불복과 침묵 시위를 이해못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박근혜는 '대통령 박근혜'였습니다.

필부조차도 헌법과 법률을 지켜야 하는데, 헌법 수호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얘기 좀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10월, 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선 성종 때 만든 경국대전을 근거로 수도가 서울이라는 건, 관습헌법이라는 논리였습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며 반발했습니다.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이었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인물이 바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였습니다.

"헌법에 대한 도전이며, 대통령이 헌법에 대해 도발하면, 나라가 근본부터 흔들린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헌재 결정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복하는 건 안되고, 본인은 불복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박 전 대통령은 지금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오로지 국가를 위해, 기업들에게 좋은 사업을 권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진실'이라는 단어까지 꺼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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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 즉 '악인'에 대한 정의 가운데, 이런 게 있습니다.

"스스로 저지른 행위 중에 악한 행위가 무엇인지 분별조차 못하는 자가 악인이다"

정신과 의사 스콧 펙이 한 말입니다.

얼마 전, 늦은 밤 귀가길에 편의점을 지나다가, 우연히 목격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한 청년이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길래, 유심히 봤더니, 로또 번호에 칸을 메우고 있더군요.

나라 곳곳이 참 어렵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국민들의 고통을 보듬지는 못할 망정, 더 이상 불통과 오기로 국민들을 분열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G1논평이었습니다.
김형기 기자 hg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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