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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1,2> 세림이법 3년‥'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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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원차 등으로 통학하다 학생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한 법이 만들어졌는데요,

이른바 '세림이 법'인데, 운행할 때 항상 보호자가 동승해야 하고, 어린이들이 꼭 안전벨트를 한 뒤 출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학차량의 운행 실태와 원인, 그리고 대안은 없는지, 김기태·최돈희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터]
올해 8살인 A양은 지난 5일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겪었습니다.

당시 학원 통학버스 운전기사가 차 안에 남아 있던 A양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내리면서 차안에 갇히게 됐습니다.

다행히 엄마와 통화해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A양은 요즘에도 악몽을 꿉니다.



"꿈에서는, 조금 마음 아픈게‥ 테이프로 자기를 칭칭 감았다고 그런거‥ 그런 이야기들을 불쑥불쑥해요"

운전기사가 내리기 전 차량 내부를 다시 확인했거나, 동승 보호자가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습니다.

----화면전환----

춘천의 한 초등학교 앞.

아이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학원차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아이를 태우고, 막 출발하려는 한 통학차량을 따라가봤습니다.



"(출발하시려고 그러는 거에요? 학생 안전벨트
아직 안한 것 같은데)"
"지금 출발 할 거에요. 아니 깜빡 잊어버렸어요, 얘 늘 잘하는 애에요"

대다수 아이들은 안전벨트의 필요성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안전벨트 왜 안하는 거에요?)"
"귀찮아요"
"(학원까지 얼마나 걸려요?)"
"한 5분"
"(거리가 짧고 귀찮아서 안하는 거에요?)"
"네"

또 다른 통학차량.

동승보호자가 꼭 있어야 하지만 운전기사만 있습니다.



"(지도선생님은 안타시나요?)"
"지도선생님은 없고, 제가 같이 내렸다가 봐주
고 이렇게 합니다."

차 안의 아이들에게도 물어봤지만 답은 같았습니다.



"(같이 타고 다니는 선생님 있어요?)"
"아니요, 없어요"
"(누가 있어요, 그럼 차안에는?)"
"기사님이요"

◀브릿지▶
"여전히 유아와 어린이가 탑승하는 대부분의 통학버스엔 동승보호자가 없었습니다. 또 차에 탑승한 대다수의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 통학차량은 매일 어린 학생들이 타고 내리는 만큼 가장 안전하게 운행되도록 법이 제정됐지만, 아직 현실은 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리포터]
보신 것처럼, '세림이법'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우선 비용 때문입니다.

/법적 요건에 맞게 차량을 개조하고 차량 기사와 동승 보호자 인건비까지 감당하기엔, 영세한 학원 사정상 쉽지 않습니다./

/과태료의 수십 배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학원 입장에서는 그냥 과태료를 내는 게 차라리 낫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림이법'에 대한 현장의 거부감도 한 원인인데요.

/통학차량이 학원 소속이 아닌 개인 기사 소유인 경우도 많아 여러 학원을 돌며 시간에 쫓겨 운행하고 있어, 규정을 다 지키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있습니다./

경찰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도내 세림이법 위반 적발 건수는 시행 첫 해인 2015년엔 13건, 2016년은 6건이 전부입니다.

지난해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단속 인력이 통학차량을 일일이 쫓아다니고 차량 내부를 확인해야 하는 등 이동 차량에 대한 단속이 쉽지 않아 실효성 논란은 시행 초기부터 제기됐습니다./

학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종합해보면, 의무와 제재만 있고 현장의 배려는 부족한 상황인데요./

/전문가들은 과태료와 벌점 등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불시에 현장을 점검하는 등 실효성을 높이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아울러 소규모 학원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동승 보호자 인건비나 차량 개조 비용 등을 보조해주자는 겁니다./

무엇보다 어린이 통학차량에 대한 지금보다 더 엄격한 안전 의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활동이 세밀화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태B 기자 gitae@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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